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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순, 영은미술관

출생

1954, 서울

장르

회화, 설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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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4-21, 22, 2014

캔버스에 유채, 91 x 116.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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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공간, 그리고 凡人들의 이야기

추상과 구상 그 둘의 경계 속에서 현대미술은 끊임 없이 진화하고 변모해 가고 있다. 시류에 따라 다양하게 펼쳐지는 두 장르 간 구분성 역시 점점 더 모호해져 가고 있기에 박승순 작가의 ‘도시-이야기’ 시리즈는 그 중간 기로에 봉착하여 새로운 방향점을 모색하려는 모든이들로 하여금 생각의 전환을 통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다채로운 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 라는 거대한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 이를 테면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건축물과 주거 공간, 그리고 그 속에 공존하는 자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며 주체가 되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그의 ‘도시-이야기’ 시리즈의 작품 소재는 ‘도시’ 라는 상징적 대상을 중심으로 구체적이면서 4차원적인, 혹은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공간을 대비 시키며 흥미로움을 보이고 있다.
작품 속 화면에서 보여 지는 색의 톤, 선의 흐름, 면의 질감 등에서도 작가가 지닌 회화적 표현에 대한 철학의 깊이를 느낄 수가 있는데 이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분류하여 표현하기 보다는 작가만의 새로운 회화적 장르를 구축하여 일궈낸 독창적인 박승순식 기법이라 칭하기에 충분하다. 가령 캔버스 면 위에 직선 혹은 곡선으로 자른 나무 단면을 한 화면 속에 표현하여 평면과 부조를 함께 구성하는 것, 평면의 지루함에서 벗어나 입체 공간 속 또다른 방식으로의 표현 접근 방식, 실재하는 조형물을 활용한 설치 작업 등이 기존의 캔버스 단면만을 활용하여 표출해 오던 것에서 작가가 새로운 방식으로의 모색을 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도시’ 속의 거대한 공간 보다는 그 속을 들여다 본 듯이 작은 공간과 대상, 그리고 건축적인 요소를 최대한 반영하여 캔버스 작업과 병행하고 있는 작가의 기조 방식을 통해 회화적 예술 소재에 친숙하지 못하거나 혹은 괴리감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대중적으로 접근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볼 수 있다. 이는 곧 도시라는 공간이 거대하지만 그 속에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인간, 사물을 비롯한 매개체들이 공존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해진 틀 속에 갇혀 톱니바퀴 돌 듯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도시의 凡人들에게 작가가 표현한 공간에서 다양한 예술 세계를 보고 그에 대한 감흥을 느끼고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도 함께 공감할 수 있다. 강렬한 색채의 직선과 곡선이 자유분방한 규칙 속에 그들만의 질서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도시의 공간을 상징하는 대상들의 면은 단순하면서도 함축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화폭 속의 나무의 재질과 두께감, 패브릭을 그대로 살린 표면, 안료가 지나간 흔적들을 통해 쉴 틈 없이 반복 되었을 붓놀림의 잔상마저 느껴진다.
이렇듯 감각적이고 부조적인 면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끊임없이 시각적이고 새로운 방향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평면 작업의 지루함이나 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동적인 이미지로 전환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인식 부여를 가능케 해주고자 하는 작가의 깊은 열망을 볼 수 있으며 이것이 곧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도시-이야기’ 였으리라.
작가가 일컫는 도시의 공간은 작가가 살고 있는 공간이며, 현재를 살아 가는 범인(凡人)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 속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느끼는 허무함 또는 허상을 어두운 느낌보다는 밝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내 삶과 더불어 투영시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박승순 식 ‘의’ ? ‘식’ ? ‘주’ 의 이야기가 담겨질 <도시의 공간> 연작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감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이어져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지민(영은미술관 학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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