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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개인전 ⟪Changing Figure⟫_최재혁 기획
우리는 대상과 공간을 어떻게 인식해왔는가? 김기훈 작가의 키네틱 아트는 오브제와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통해 대상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제안하고, 이미지의 해체와 변형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기훈의 작업은 크게 세 개의 방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방 연작은 유기적으로 회전하는 두 개의 오브제 사이 빈 공간이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다. 조각 작품을 볼 때 우리는 실재하는 덩어리를 ‘대상’으로, 그 외의 공간은 ‘배경’으로 인식해 왔다. 작가는 이러한 학습된 인식에서 벗어나도록 하여, 비가시적인 공간의 영역이 ‘대상’이 되도록 하였다. 이 작업의 발상은 두 번째 방의 2000년대 초기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일정한 크기의 큐브에 갇혀있는 듯 표현된 남녀의 모습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 가상의 큐브를 만들어내며, 그 내부와 외부로 공간을 분할한다. 결국 작가는 공간이라는 비가시적 영역을 작품을 통해 대상화 시켰다. 그리고 세 번째 방에는 세종대왕, 엘리자베스 여왕 초상의 표정이 변하거나 모나리자의 얼굴이 두 개의 판에 의해 서로 겹쳐지는 미묘한 변화를 주는 작업이다.
앞의 작품들이 대상과 공간 사이의 고정된 인식에 대한 작업이라면 본 작품들은 지폐나 명화 속 인물들을 통해 학습과 기억에 의해 만들어진 고정된 도상과 그것에 대한 인식에 변형을 가하는 작업이다. 전시 제목 ‘Changing Figure’가 의미하는 ‘변화된 형상’이란 단지 오브제의 변형, 공간의 변형, 이미지의 변형이 아닌 공간과 도상을 인식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변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