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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영, 우제길미술관 facebook

출생

1971,  

장르

설치, 미디어

홈페이지

subart.co.kr/jsy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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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영 푸조 아트카, 아트광주 13 특별전, 2013

푸조208, 싱글채널비디오프로젝션, 차 유리 3채널비디오프로젝션, 사운드, 라인 LED 설치, Variable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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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영: 빛과 소통, 그리고 사람

진시영은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뉴폼을 수학하고 귀국한 이후, 2006년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통하여 인간의 존재를 미로 구조 속에 갇혀 움직이는 실험 동물에 비유한 4채널 비디오 < human maze >(2004)를 발표하였고, 같은 해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되어 도시의 감춰진 모습과 그 안의 일상적 휴머니티를 영상과 설치를 통해 표현한 작품 <광주, 일상의 단편들> (2006)을 연달아 발표한다. 그리고 < alley >(2006) 시리즈를 통해 도시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다수의 다양한 장소특정적인 비디오 설치 작업들을 꾸준히 제작 발표하였다. 2008년을 전후로 전자 매체인 LED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빛의 점을 하나의 픽셀로 대비시키는 픽토그램 작업과 함께 그것의 스크린 지지대라는 기능적 구조를 넘어서는 미디어 구성품로서의 유기적인 입체, 즉 조각적인 입체 스크린의 다양한 형태를 영상과 일대일로 결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해 광주시립미술관 인사동 분관인 빛 갤러리의 초대 전시에서 파도의 물결 형상으로 굴곡진 조각 < wave >(2008)의 LED 스크린 위에 실제 바다 수평선과 일몰 영상을 3차원적으로 설치하여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던 그는 본격적인 대형 LED 디스플레이 조형작품인 < linking spot >을 공공미술로 첫 선을 보였다. 이 즈음 그가 주목하기 시작한 바쁜 시민들의 역동적인 일상의 이미지를 픽토그램 방식을 적용하여 빛의 점(光点)으로 환원시켜 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어울리는 즐거운 군무, 도시인들의 발랄한 에너지의 발산, 무질서하게 엉킨 이미지의 충돌과 융합, 혼란이 사라지고 정돈된 모습들이 사회 속의 협동하고 어울리고 소통하는 역동적인 이미지 순서대로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 담았다. 이러한 연구의 결실은 기하 추상적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 된 빛 이미지를 출력하는 2009년 작 < harmony >의 완전한 구(球) 형태의 스크린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소통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주목은 < sign >(2010)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에서 다시 아날로그 영역으로 역행하는 모습으로 일종의 모호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시리즈의 작업은 일견 실제 인물들의 신체 움직임을 포착하여 디지털 코드화하는 짐 켐벨(Jim cambell, 1956~) 과 줄리앙 오피(Julian Opie, 1958~)의 광점 애니메이션의 유머러스한 버전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자의 작가들이 실제 객체의 움직임을 입력하거나 주요 파트에 센서를 부착하여 인물의 동작에서 개인의 특징적인 캐릭터를 추출하여 움직임의 알고리즘을 역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라면, 진시영의 방식은 신체 움직임을 프로그래밍(또는 입력)하고 개인의 잘 짜인 움직임과 인간의 상호작용성을 추상적 소프트웨어로 하여 비트의 이동을 아날로그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가가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화 된 신체는 시각뿐만이 아니라 모든 감각이 상호교류, 다양성이 감소하지 않게끔 데이터 스페이스와의 인터페이스로서 종합체를 유지해주는 장소(또는 지점)이다. < sign >시리즈는 사회적 기호로서의 인간이자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한 지점이며, 윌리엄 깁슨(William Ford Gibson, 1948~)의 사이버 펑크 소설 <뉴로멘서(Neuromancer)>(1982)에서 그랬듯이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이는 미래적 존재로서의 정보 입자화 된 빛 사람의 본격적인 등장(또는 출력)을 예고하는 작품이다.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결합으로 인해 시공간과 시간에 이르기까지 시각예술의 실험 영역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20세기 초반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들(마르셀 뒤상, 만 레이, 라즐로 모흘리-나기 등)과 ‘다다’의 과감한 반예술 실험들은 비물질적 요소들과 움직임을 도입함으로써 ‘상호작용성’과 ‘가상성’이라는 시공간으로의 예술 확장을 이끌었다. 이러한 실험의 명맥은 백남준(1932~2006)과 존 케이지(1912~1992)의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플럭서스로 다시 이어지며 비디오 아트 탄생의 기폭제가 된다. 진시영의 근작 < flow >(2011) 시리즈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익숙한 역사적인 장면과 대면한다. 이 작품은 백남준과 찰스 아트라스, 현대 무용의 혁신적인 안무가인 머스 커닝햄(1919~2009)이 WNET/Tirteen TV 연구소와 함께 제작, 발표한 사이텔릭한 네온 효과의 <머스 옆의 머스>(1975)와 여러 모로 비견될 수 있다. 존 케이지를 포함한 전위적 작곡가들의 전자 음악에 맞추어 움직이는 안무가 머스 커닝행과 그의 무용수들의 다양한 동작들이, 다른 각도의 카메라 영상 장면들이 아날로그 비디오 믹서기로 동시에 합성되고 망막을 자극하는 사이키델릭 아우라 광선을 뿜어대는 초현실주의 풍의 비디오 작품이다. 이후 <새장 속의 케이지>(1990)나 <다다익선>(1988),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등 백남준의 대표적인 위성 예술을 포함한 많은 비디오 조각들에서 자주 상영된다.
앞에서 말한 대로, 진시영의 < flow >는 무용과 음악,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동시 협업한 영상작품이라는 점에서 백남준과 그 동료들의 위대한 아날로그 비디오 협업이 이룩한 전자합성 작품의 오마주로 읽힌다. 그러나 비계층적 통합으로써 모더니즘의 진공성에 격렬하게 대항하는 반예술적 전위인 백남준에 비해서 진시영의 낙관적인 관점은 ‘드가(Edgar De Gas, 1834~1917)의 사진과 발레와 움직임의 관계’에 보다 가깝다. 배경으로 흐르는 쏜살같은 가야금 연주 가락에 맞춰 움직이는 한국 고전 무용의 물 흐르는 듯한 춤사위를 정교하게 포착하기 위하여 마커로 사용하고 있는 LED 인공광의 점들은 이미지의 수적 재현과 물리적 공간의 사이버네틱스를 위한 센서 역할을 하며, 픽셀의 실루엣은 어두운 공간 속에서 사람들을 인터페이스 상의 그래픽 아이콘으로 만들고 있다. 무용수의 빠르게 움직이는 궤적들을 동시에 다각도로 포착하는 것은 에드워드 머이브리지(1830-1904)의 동물 움직임 촬영법을 연상시킨다. 정보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빛의 궤적은 암흑 공간 속에서 부드럽고 유연하게 휘어지고 전 방향으로 확산되어 간다. 반딧불이 몇 천 배 증폭된 듯한 차갑게 빛나는 전자 불꽃의 트랙들은 카메라의 물리적 움직임-수평적 이동과 진자 왕복운동, 주밍, 회전이 더해지며 상호작용적 사이버 스페이스 안에서 데이터의 불확정적이거나 혹은 유기적인 패턴 운동을 제시하고 있다.
백남준은 자신을 ‘정주 유목민’이라고 지칭하였다. 이것은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아이디어(정보)를 멀리 보낸다’는 의미로 고안한 그의 개념이다. 이것은 1974년 빛의 속도로 정보가 질주하는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의 아이디어로 다시 연결되었다. 한 점(장소)에서 또 다른 점(장소)까지, 정보화된 빛의 선으로 거미줄처럼 다중 연결되는 정보화 고속도로에 대한 탁월한 직관과 통찰은 오늘날 보다 다원적이고 복잡성을 띠는 소통을 위한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탄생을 예견한 것이다. 진시영이 신체와 결합된 미디어 공간 안에서의 움직임을 정보화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키려는 시도를 가시화하는 것은 예술과 문화, 그리고 삶 사이의 오랜 불가분성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인간의 유기체적인 신체는 미디어와 결합함으로써 공감각의 개별 분리를 통하여 감각이 몰입되고 거대하게 빛의 망으로 증폭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인간의 광학적 미디어 체험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자의 영역이 상호 반영되어서 감각 영역의 경계 확장에 기여할 것이다. 

최흥철 (미술이론,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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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된 인간, 그리고 Flow

 “빛”은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인 소재이다. 빛을 통해 사물과 세상의 이미지를 반영하고자 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을 시작으로, 빛을 통해 사물의 이면을 보고자 했던 만 레이(Man Ray) 등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공의 빛이 도시를 수놓게 되면서 밤과 낮이라는 시간이 무의미할 정도로 혼재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을 예술가들은 명민한 눈으로 관찰하고, 드러내고자 했다.
빛이라는 것은 우리의 시각이 세계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로, 빛이 있어야만 우리는 어떤 대상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다. 그래서 빛은 시각과 뗄 수 없고, 그리고 그 시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빛은 세계-존재-인식으로 이어지는 고리 속에서 근본적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빛이라는 것에 예술가들은 많은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진시영 작가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LED(Light-Emitting Diode)를 작품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 wave >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보여주는 바다 영상을 LED 조각을 통해 표현하였다. LED를 작업에 도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주요한 이유는 형태를 가진 바다가 스스로 빛을 발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3차원의 입체 구조물 안에서 그 형태와 빛, 그리고 움직임을 스스로 발현하게 하기 위해서는 LED의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다시말해 손에 잡히는 바다, 빛을 통해 우리의 망막에 맺히는 신기루적 존재가 아닌, 손으로 잡히고 느낄 수 있는 실제로 존재하는 바다를 문명이 만들어낸 인공의 빛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빛으로 형상화된 인간존재의 탐구
이번 개인전에서 보여줄 작품들은 빛에 대한 상징적 의미부여와 함께 가시적 효과로서의 빛의 실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빛에 대한 1차원적 해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의미화 작업과 함께 시각적 확장을 덧붙인 시도라고 여겨진다.
우선 빛에 대한 의미화 작업을 살펴보면, 인간 개체를 하나의 빛으로 상징화하여 그에 따른 움직임을 기록하고 편집한 후, 그 빛의 흐름들을 표현하였다. 이에 대한 생각의 단초는 최근 새롭게 나타난 관계도인 소셜네트워크로부터 시작한다. 페이스북으로 상징되는 소셜네트워크는 이미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섰으며, 지구상에 살고 있는 현생 인류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세계에서 새로운 관계들을 맺으며 그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관계도들은 작가가 그간 그려냈던 ‘인간적’ 시선들에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준 시작점이 되었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작가는 개인적 존재들을 ‘빛’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각 개인이 표출해내는 움직임과 인간존재 사이에서 빚어내는 관계, 그리고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들을 빛의 흔적들로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발현은 LED의 2010년 미디어파사드 작품인 < sign1 >을 시작으로 < sign2 >, < sign3 >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 sign1 >에서 빛을 인간 개체로 형상화시킨 작업을 처음 볼 수 있었고, 실제 퍼포머에게 LED 옷을 입혀 움직임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 sign2,3 >부터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나아가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 흔적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퍼포머의 움직임이 빛의 흐름과 흔적으로 표현되어 “관계”라는 의미를 생성하게 된 것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춤의 형식을 빌려 표현했다는 점인데, 개인이 빚어내는 움직임이자 세계와 소통하는 몸짓언어이며 본능적 움직임의 예술인 춤을 빛의 흐름으로 기록하여 인간존재에 관한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진시영 작가는 인간이 빚어내는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빛의 흐름과 흔적으로 표현하여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세계가 소통하는 방식을 그려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빛과 자연빛의 결합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빛의 시각적 효과에 대한 탐구인데, 이를 인공의 빛인 LED와 자연의 빛인 자개와의 결합으로써 풀어냈다. 물론, 자개의 사용을 시각적 효과에 대한 실험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개가 함유한 많은 맥락(context) 때문에 감각적인 효과 차원으로만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맥락 때문에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라는 상투적인 해석으로 치부할 수도 있음을 경계한 것이고, 작가가 그간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기술매체 속에서 자연성의 발현이라는 맥락을 고려해보았을 때, 이러한 지점이 적절하다 판단된다.
그렇다면, 과연 원색의 강렬한 인공의 빛들이 자연이 만들어낸 빛의 산물인 자개와 무사히 어울릴 수 있을까? 인공의 빛들이 너무나 강렬해서 자연의 빛들이 숨죽여버리는 것이 아닐까? 수많은 의구심들은 빛이 형성하는 형태와 모양, 그리고 배치를 통한 조화로써 해결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자개가 들어간 모니터 프레임을 시선의 위치를 고려하여 사이즈를 조율하였고, 모니터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자개 프레임 위로 그 형태와 연결된 형상으로 빛 영상이 흘러나왔다. 서로의 형태와 가시적 효과를 침범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빛에 대한 시각적 효과에 대한 실험은 앞서 언급한 2008년 작인 에서 그 시작을 불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을 촬영하여 동시에 LED를 통해 나타냈었는데, 이때는 자연의 빛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LED의 인공빛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즉, 자연의 빛을 기술매체를 통해 기록하여 이를 LED라는 인공적 빛의 광원을 통해 발현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LED 빛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빛과 함께 재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적 빛과 인공적 빛에 대한 시각적 효과 차원에서의 실험을 다양한 방법론을 가지고 시도하고 있으며, 단지 감각적 차원에서의 실험으로 머무는 것이 아닌, 인간의 기술적 매체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통로로서 해석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진시영 작가에게 “빛”이란 이처럼 다양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빛 그 자체는 아름다운 인간의 에너지가 발현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빛의 흔적들은 아름다운 기운을 내뿜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세계가 만났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자연과 인간의 기술문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통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감한 빛의 실험으로 세계와 인간을 표현하고 있는 진시영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기술매체를 이용하고 있는 현대미술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구축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미 (예술학, 경기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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