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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호, 성곡미술관 twitter facebook

출생

1970, 군산

장르

설치, 미디어

홈페이지

Ryubi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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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_X’–유비호_한주령 기획
참여작가
유비호
미술관

Full Size

유비호 작가는 거대 자본과 그에 따라 해체된 인간 고유의 가치를 좇으며, 이러한 현실 속에 희망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고 그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주로 영상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매체(사진, 다큐멘터리 필름, 영상 설치 등)를 통해 탐구해 왔다. 특히 분노할 대상의 부재와(이너뷰, 2015), 산업화에 의해 소외된 이들(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 2015) 등 동시대의 고민과 문제를 다루며 이에 대한 예술의 접근방식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업 중 나의 뫼르소(2015)와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2015)를 통해, 그의 작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반복성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흔히 관람객이 반복성이 드러나는 작업을 처음 접하면, 되풀이 되는 이미지를 자각하고 이어 그 이미지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반복은 사실상 작품 감상의 문을 여는 기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1전시실의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2015)에서는, 마치 고려장을 연상시키듯 남성이 늙은 노인을 등에 업고 이리저리 헤매인다. 이들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 여정은 종착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도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고 잊혀진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작품 속 이들의 발걸음에 더해진다. 제2 전시실의 나의 뫼르소(2015)는 한 남성이 역시 무언가를 등에 지고 산기슭을 오르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밝힌 바 있듯 그는 <나의 뫼르소,2015>에 있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차용했다. 일견 시지프 신화는 신의 노여움을 사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는 이 형벌이 무익하고도 희망이 없다는 점에서 형벌 자체의 가혹함과 이를 주재한 신의 권능을 역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뮈는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해 보아야 한다.’는 문장으로 이 글을 맺는다. 그렇다면 시지프 신화에서 알아야 할 것은 비단 반복되는 형벌의 희망 없음뿐만이 아닐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형벌을 시지프가 어떠한 방식으로 극복해 내는지, 그리하여 카뮈 식으로 말하자면 어떻게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 또한 우리가 이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유비호의 작업에서는 반복성이 유난히 눈에 띈다. 유일한 것, 독창적인 것이 예술 작품으로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던 시기를 빗겨나 앤디 워홀의 작업에서는 이미지가 끝없이 반복된 끝에 개별성은 사라지고 감각 역시 무뎌진다. 유비호에게 반복이란 되풀이되는 이미지들이 모호한 가운데 의문을 던지고 그에 귀 기울이게끔 하는 무엇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는 지금, 유비호의 작업은 거기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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