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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_장혜정 기획
정현 작가는 조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그의 관심은 2000년대에 이르러 생명의 존재로까지 확장된다. 그는 인체의 형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단순화시킴으로써 인간 내면의 다층적인 정서를 다루고, 거칠고 견고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생명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작가는 재료에 지나친 변형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재료가 가진 특성을 존중하고 때로는 그 특성에 이끌려 작업한다. 최초의 용도를 다하고 버려진 침목(枕木), 석탄, 아스팔트 콘크리트, 잡석 등의 재료들 통해 만들어진 그의 조각들은 인간의 삶의 조건과 정신성을 드러낸다.
이 전시는 정현 작가의 대표작업인 침목 조각과 드로잉을 함께 보여준다. 침목은 기차 철길 아래 깔려 레일을 지탱해주는 크고 단단한 나무로, 철길 아래에서 수없이 가해진 무거운 진동과 압박을 견뎌낸 시간을 담은 존재이다. 그 나무들은 작가에 의해 쪼개지고, 갈라졌다가 다시 모여 하나의 단순한 형태를 이루어 낸다. 추상화된 인간과 얼굴 형상의 침목 조각들은 응축된 에너지를 품은 채 벽면에 걸린 드로잉과 조응한다. 그의 드로잉들은 조각 작업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요소로서, 그의 작품세계에 깊이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