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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5) 김주연의 ‘존재의 가벼움 Ⅲ’

2016-05-16 l 조회 1477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5) 김주연의 ‘존재의 가벼움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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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가벼움 III’, 2015, 사진, 피그멘트 프린트, 108 x 144cm
 
 
   사물에 식물의 씨앗의 싹을 틔우는 작업으로 유명한 김주연 작가가 최근 ‘옷’에 싹을 틔우는 존재의 가벼움연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Korean Artist Project 뉴스레터 표지 작품은 새빨간 스웨터에 싹을 틔운 설치 작품을 다시 사진으로 촬영한 존재의 가벼움 Ⅲ(2015)이다.
 
  이 작품은 2014년부터 제작한 존재의 가벼움시리즈 작품 중 하나로 자신이 실제로 입었던 옷, 이를테면 어린 시절 옷이나 성년기, 혹은 기억이 서려있는 옷들에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운 설치 작품을 사진으로 촬영한 것이다.
 
  한동안 김주연 작가는 대형 설치 작품에 몰두했었다. 도서관(2009) 작업에는 책만 1,800권이 쓰였고, 신문지를 쌓아올린 뒤 싹을 틔운「Metamorphosis」(2009) 작업은 무게만 3톤~4톤에 달하는 초대형 작업이었다. 이런 대형 설치 작업들이 결국에 소멸돼 버리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던 중에 작가는 일본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 의뢰를 받게 됐다. 어떻게 해야 사라지지 않고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설치작품을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전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사진은 작가에게 익숙한 매체였다. 작가는 항상 자신의 작품을 직접 촬영해 기록으로 남기곤 했었는데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2011년 여름 남극에 가게 되면서였다. 남극에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해야 했고 그 결과물을 한국까지 옮겨오는 것도 문제였다. 자연스레 작가는 사진을 택하게 됐다. 그 이전의 사진 작업이 주로 기록을 위한 다큐멘터리적인 성격이었다면 남극에서의 생활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작품으로서의 사진 작업에 매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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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부터 5월 3일까지 소격동 트렁크갤러리에서 열렸던 김주연 작가의 전시전경
 
 
  남극에서의 경험은 김 작가에게 장르 뿐 아니라 주제 면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로 작용했다. 해가 지지 않았던 남극의 여름날, 새벽에 일어나 혼자 작업을 하다가 문득 거대한 빙산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대자연 안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실 가닥처럼 여리고 가벼운 것인지 피부로 느끼며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후 ‘옷’을 사람의 피부, 나아가 인간을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존재의 가벼움시리즈 작업에 매진하게 됐다.
 
  그런데 작가는 왜 하필 ‘싹’을 틔우는 작업을 한 것일까?
작가는 독일 유학 시절에 한 교수가 ‘음양철학’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돼 동양철학에 대한 각종 서적을 읽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숙(異熟)’의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우주 안의 모든 것이 태어나 자라고 성장하는 전(全) 과정을 ‘이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개념을 접한 뒤 이것을 주제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작가는 수련을 위해 요가나 호흡법에 심취하기도 하고 채식을 병행하기도 했는데 그 때 알게 모르게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와 섭취한 채소, 베란다에서 기른 식물 등에서 영향을 받아 ‘싹’을 틔우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한편 김주연 작가는 내년 하반기까지 존재의 가벼움시리즈를 모두 마치고 설치 작업과 사진을 함께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6. 5. 27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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