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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3) 이정록(Jeong-Lok LEE)의 <나비 104>

2016-03-16 l 조회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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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정록의 <나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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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나비 104’, 2015, C-type print, 120 x 160cm 
 
 
  <생명나무>, <사적성소>, <디코딩 스케이프> 등의 연작을 통해 세상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해 온 이정록 작가가 최근 신작 <나비> 시리즈를 내놓았다. 신비로운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빛을 뿜어내는 나비 떼가 물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 깊다.

  지난 2014년 광주시립미술관은 중국 젠다이 그룹이 운영하는 상하이 히말라야 미술관과 교류 차원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이 때 이정록 작가가 이 프로그램 참여 작가로 선정돼 4개월간 상하이에 체류하면서 상하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나비 104>는 그 중 한 작품으로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상하이 주가각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이정록 작가의 작품은 마치 CG 작업으로 제작된 듯 보이지만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면 매우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먼저 장소를 물색하고 특별히 해가 좋은 날을 골라 카메라를 장시간 노출한다. 그 다음 해가 지면 배를 타고 다니며 특수 제작한 나비형태의 빛을 쏘아 마치 빛나는 나비 떼가 물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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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작가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생명나무’(Tree of life#1-3), 2009, Pigment print, 75 x 100cm
 
 
 
  작가는 장소를 물색하고 나면 그 다음엔 작업하기 좋은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데 그 시간동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운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을 사진으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반짝이는 씨앗들을 형상화한 <신화적 풍경>이나 <사적 성소>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고자 한 작업이었다. 작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연의 언어에 주목한다. 풍경이 분명 언어를 갖고 있는데 다만 입이 없어 그것을 말로 표현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풍경은 암호(인코딩)를 통해 언어를 이야기하고 있고 작가는 다시 그것을 해독(디코딩)하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나온 것이 <디코딩 스케이프> 시리즈다.

  이처럼 기호를 끌어들였던 작가는 이번에 형상을 담고자 했다. 그리고 그 형상을 세상과 세상을 잇는 메신저이자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로 정했다. 작가는 나비 모양으로 손수 만든 플래시를 이용해 <나비> 시리즈를 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어째서 영문명을 ‘butterfly’가 아닌 한국어 발음을 영어로 옮겨 쓴 ‘Nabi’로 했는가 하는 점이다. 
 작가는 “우리말로 ‘나비’는 날아다니는 곤충인 나비를 뜻하지만 이 나비의 발음이 히브리어에서는 ‘선지자’란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형태뿐 아니라 근원을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Nabi’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최근 초창기 작업 무대이자 고향인 광주(光州)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6. 3. 31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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