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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탐험 (新作 探險) (3) 한기창의 ‘일필사의도- 상처 난 풍경’

2017-09-25 l 조회 1078

 
 
신작 탐험 (新作 探險)

(3) 한기창의 ‘일필사의도- 상처 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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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창, 일필사의도-상처 난 풍경, 2017, 니켈 스테이플, 캔버스, 목판, 83 x 83cm
 
 

 
  한기창 작가는 X-선 필름과 스테이플 등을 활용해 동양화를 재해석하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해 온 작가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한기창 작가가 최근 갤러리 밈(Gallery MEME)에서 개최한 개인전 “일필사의도-상처 난 풍경(2017년 8월16일~9월10일)”에 선보인 신작을 소개한다. 

  사실 한기창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었던 고통을 먼저 알아야한다. 작가는 미국 유학준비를 하던 지난 1992년 눈길을 운전하다 큰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사고로 상대방 운전자는 사망했고 작가는 1년 넘게 중환자실에서 지내면서 7차례가 넘는 대수술을 받아야했다. 이 사건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이 사건 이후 X-선, 스테이플 같은 재료가 등장하게 됐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트라우마에서 시작해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한기창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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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갤러리밈에서 열린 한기창 작가의 개인전 전경
 

  “내 작품의 이야기는 어떤 기존에 있는 미학적 이론도, 어떤 보편적이고 체계적인 이념에 바탕을 마주하면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극히 내 경험적 이야기, 나의 사유와 주체로 비롯되어진 이야기고 이질적이면서 낯설지만 우리의 동질성을 찾고자하는 은유가 담겨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삶은 연일 끊이지 않게 죽음과 관련된 사건과 사고, 불안감정, 우울증 등이 일어나고 특히 그것들이 남긴 상처는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내재되어 현재 앓고 있는 육체적인 질병과 정신적인 장애로 인해 심층의식 속에서 불안 심리가 내면화 되면서 자아내부의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의 태도와 자아인식의 가치는 내 작품에서 트라우마로 생겨난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점이 시작되었다. 나의 존재로부터 차츰 가족, 주변, 일상, 사회의 트라우마 속에 파묻힌 인간의 부조리, 비극, 상처, 아픔에 대한 것을 예술이 갖는 치유와 회복 가능성을 통해 예시해 보고 싶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일필사의도-상처 난 풍경’ 역시 작가의 트라우마에서 시작된다. 한기창 작가의 작품을 형형색색의 X-선 필름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면 스테이플로 작업한 이번 신작은 의외로 다가올 수 있다. 작가는 X-선 필름 작업이 삶과 죽음에 경계에서 생명에 대한 절실함을 다룬 이야기였다면 이번 스테이플 작업은 상처의 치유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전에 스테이플은 작업실에서 캔버스의 틀을 짜느라 쓰던 그런 용도였다. 사고 당시에는 수술 후 온몸에 스테이플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는데 이후에 미술에서도 스테이플이 상처를 치유하는 재료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테이플이 그의 작품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가는 5년 전쯤에도 스테이플 작업을 했었는데 그 때가 개념적인 접근이었다면 이번 작업은 회화적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가령 과거에 스테이플 작업을 했을 때 100번을 쐈다면 지금은 1,500번을 쐈다. 작가는 이번 신작은 작정하고 땀을 흘리면서 작업한 작품이라며 덕분에 전시가 끝난 지금까지도 보호대 신세를 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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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필사의도 부분사진. 스테이플을 촘촘하게 박아서 만들었다.

 
  작가는 마치 키키 스미스가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듯 내면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작품 제목인 ‘일필사의도’는 작가의 과거 작품에도 종종 등장하는 단어로 여기서 일필은 동양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획, 즉 초심을 뜻하는 것이고 사의란 역시 동양화에서 이야기하는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을 이야기한다. 즉 초심과 작가의 태도를 다룬 작품인 셈이다. 

  이번 작품 속에 담긴 풍경은 그의 가평 작업실 주변을 담은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겸재의 박연폭포나 금강산처럼 실경이라도 그것의 느낌을 변형시켜 낯선 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며 “나의 마음 속 이야기나 주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 나아가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을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곳곳에 넣어서 하나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작가는 여전히 다음 작품을 구상중이다. 작가는 최근 개인전을 연 전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출품작이 주로 작은 작품들이었는데 앞으로 대형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7. 10. 11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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