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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22) 공성훈의 ‘흰머리와 연기’

2017-09-25 l 조회 1341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22)

공성훈의 ‘흰머리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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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와 연기, 2014, 캔버스에 유화, 227.3 x 181.8cm

 
 
  자연은 인간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공성훈 작가의 작품 속 자연은 후자에 가깝다. 일렁이는 파도에서 바람의 세기가 느껴지고 시커먼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천둥번개를 내리칠 것만 같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어슴푸레한 바다를 배경으로 흰머리 인물을 담은 공성훈 작가의 ‘흰머리와 연기’를 소개한다. 

  공성훈 작가의 ‘흰머리와 연기’는 회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현실인 것처럼 생생함이 느껴진다. 시간대를 알 수 없는 어슴푸레한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이제 곧 대기로 흩어질 것 같은 한줄기 연기, 거친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찬 공기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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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2013, 캔버스에 유화, 227.3 x 181.8cm


  이 작품은 공성훈 작가가 지난 2011년과 2012년 인천아트플랫폼 에서 진행한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할 당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참여 프로젝트 작가들은 평화와 바다, 분단을 주제로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을 답사했었는데 작가는 백령도에서 바다를 내다보고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지역이다. 아버지가 피난민이셨고 이제는 연세도 많으신데 그곳에 가서 보니 분단된 이후 가보지 못하고 세월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 속 인물 앞쪽으로 하얀 연기는 담배연기인데 개인적으로 담배연기가 한숨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내뿜는 형태가 마치 한숨을 쉬는 것과 비슷해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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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2012, 캔버스에 아크릴, 150 x 120cm


  이 작품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흰머리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연령대는 물론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작가는 이 인물이 특정 누군가가 아니라 오랜 세월, 혹은 우리나라가 근현대화 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비극의 세월로 비춰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흰머리 작업은 총 3점으로 제작됐다. 작가가 얼마나 이 소재를 각별하게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 2012년에 제작된 아크릴 작업이 인물의 뒷모습을 위주로 했다면 그 이듬해 2013년에 제작된 유화작품은 마치 핀 조명을 받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이번 뉴스레터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은 2014년에 제작한 마지막 세 번째 작품으로 공성훈 작가의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어슴푸레함과 자연의 거대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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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던지기, 2012, 캔버스에 아크릴, 227.3 x 181.8cm


  공성훈 작가는 이 세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했다. 자연이란 유동적이고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 수 없고 측량할 수 없어 불가해하고 불안하며 신비롭기까지 한데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어슴푸레한 바다와 하늘, 그리고 어떤 기운이 가득한 자연 풍경은 바로 이러한 작가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작가가 담아낸 거친 자연은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며 그 불안이 뜻대로 해결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앞날에 대한 불안감은 시대를 막론한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 돌 던지기를 하는 사람들처럼 맞서고 저항하는 모습도 잊지 않는다. 작가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과 이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7. 10. 11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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