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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탐험(新作 探險) (1) 권인경의 ‘Heart- land 2016’

2017-07-24 l 조회 1621

신작 탐험(新作 探險) 

(1) 권인경의 ‘Heart- land 2016’


한국현대미술을 국제무대에 알리고자 기획된 Korean Artist Project(이하 KAP)의 웹사이트에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모두 109명의 한국 현대미술 작가의 온라인 아카이브가 구축되어 있다.
 이번 뉴스레터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신작 탐험” 시리즈는 매달 KAP 작가 1인의 신작 1점을 선정해 소개하는 코너로 1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KAP 6기 작가인 권인경 작가의 ‘Heart-land 2016’을 소개한다.
 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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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인경의 ‘Heart- land 2016’, 2016, 한지에 고서콜라주, 수묵채색, 아크릴, 290 x 470cm


   권인경 작가의 ‘Heat-land 2016’는 우이경전철 정릉역에 설치된 작품으로 오는 9월 개통과 함께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총 3개의 패널로 이뤄진 이 작품은 지난 2015년 정릉역사 내에 설치할 작품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세로 290cm, 가로 470cm의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대규모 작품이다.

  권인경 작가는 전시장이 아닌 역 안에 설치되는 작품이고 연령과 성별, 기호와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품들보다는 조금 순화시켰다고 이야기한다. 
“기존 작업들에는 기괴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조금 순화시켰다. 하지만 표현기법이나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기존의 작업들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한다. 

  이 작품을 언뜻 보면 산과 바다, 강물이 있는 산수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다양한 주거형태가 보이는 도시의 모습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배경은 정릉일까?
  작가는 이 작품의 배경이 반드시 정릉인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정릉역은 정릉에 거주하는 분들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도 이용하는 곳이다. 정릉의 느낌을 받으면서 동시에 관람자 누구나 추억하고 있는 마음의 안식처를 떠올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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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의 돌담 끝에 콜라주가 마치 회화처럼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작품 제목인 ‘하트랜드 2016’은 지난 2013년 전시에서 선보인 ‘하트랜드’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제목인 ‘하트랜드’는 심장(중심)부란 의미로 작가는 이 용어가 외부의 공격에 대해서도 비교적 안전하고 경제적, 정치적 자립도 가능할 것 같은 장소라고 설명한다. 
 제목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작가노트 한 대목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정릉을 북한산이 품은 인간들의 하트랜드(Heart-land)라고 보았다. 자연의 정기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깃들며 조선의 정기를 품은 정릉을 중심으로 각자 인간들의 하트랜드(Heart-land)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트랜드(Heart-Land)에 대한 상상은 인간이 삶의 근원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시도, 즉 삶의 시원으로 가서 궁극적인 안식, 유토피아로 향하고자 하는 바람인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바람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 작가노트 중에서


  작가는 여기에 설명을 덧붙이자면 유토피아보다는 헤테로토피아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유토피아가 ‘이상향’을 뜻하는 것이라면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실현된 유토피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하트랜드는 현실 속에 유토피아, 안식처를 구현해보자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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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 지하철 역사 내 한 벽 가득 설치된 ‘Heart-land 2016’


 그런데 작품을 살펴보면 군데군데 회색조의 어두운 도시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사람들마다 장소에 대한 의미가 다르다며 “누군가는 컬러풀한 것에서 안식을 느낄 수 있지만 누군가는 회색조의 공간에서 감정이 나올 수도 있다. 사람들은 도시를 회색빛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도시는 결코 회색빛이 아니다. 세상은 꽤나 복합적이다. 각자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비춰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다만 이 작품을 통해 치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작가는 전했다. 사람들의 마음에 안식처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던져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전체가 회화로 보이지만 곳곳에서 콜라주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가령 집의 형태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면 어떤 문구가 새겨진 이질적인 매체인 식이다. 권인경 작가의 작품에서 콜라주 방식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구성이다. “과거 작업에서 콜라주가 많이 드러나는 식으로 작업을 했었는데 이런 기법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내가 원하는 개념들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최근의 작업에서 콜라주를 회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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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마다 시점이 다르게 표현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권인경 작가의 작품에서 콜라주는 매우 효과적인 기법이다. 작가가 하나의 풍경으로서의 도시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품고 있는 안식의 장소를 담아내는 만큼 마치 영화의 한 시퀀스처럼 개별적이고 전혀 연결되지 않는 장면들을 연결시키는데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또한 동양화적 기법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사실 권인경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동양화가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작품 속 장소들 역시 모두 저마다의 시점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서양화와는 차이가 있다. 작가는 이처럼 시점이 다른 것은 서양화와 대비되는 동양화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서양화는 한 곳에서 바라보는 시점이지만 동양화에서는 걸으면서 보는 시선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서도 보고 위에서도 보고 앉아서도 보고 예측하지 못했던 사물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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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조의 빌딩들도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안식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은 지난 2014년 박능생, 박영길, 조풍류 작가와 ‘더 서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욱 다져졌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수락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등 서울의 명산과 둘레 길을 걸으며 서울이란 지역을 새롭게 해석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인데 이렇게 걸으면서 보니 그동안 몰랐던 공간들을 보게 되고 작품에 자연적인 부분도 많이 첨가됐다고 한다. 

  한편 권인경 작가는 내년 1월에 도로시 살롱과 8월에는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전시를 계획 중이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사진=작가제공
2017. 8. 9.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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