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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6) 원성원의 ‘완벽한 정원’

2017-03-22 l 조회 1071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6) 원성원의 ‘완벽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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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원, 완벽한 정원, 2013, C-print, 138 x 195cm


  원성원 작가는 주변인들을 관찰하고 그것을 토대로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이미지들은 사실 특정인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꽃피는 4월을 맞아 이번 뉴스레터 표지작품으로 완벽주의자가 꾸민 정원을 다룬 “완벽한 정원”을 소개한다. 

  원성원 작가의 작업은 언제나 ‘사람’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가족이나 친구, 일 년에 한번 혹은 몇 년에 한번 씩 만나는 지인들과의 경험이 쌓이면서 감정이 변화하고 깊이가 달라진다. 실제 주변인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들을 제시하는데 주로 동물이나 풍경을 통해 은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완벽한 정원”은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진 인물의 성격을 비꼰 작업이다.  
작품 중앙에 보이는 잔디밭과 빈틈없이 깎인 정원수(庭園樹)들, 그리고 빨간색 눈금자에서 완벽주의자다운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완벽한 정원을 조금만 비켜나가면 쓰레기 더미가 등장한다. 한 술 더 떠 저 멀리 산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당장이라도 찬 공기가 정원을 덮칠 듯한데, 과연 이 정원을 가꾸고 있는 완벽주의자는 그것까지 계산하고 있었을까? 이 와중에 고고(呱呱)하게 풀을 뜯는 사슴 한 마리와 애써 가꾼 정원에 자꾸 쓰레기를 옮겨놓는 너구리도 우습다. 

  원성원 작가는 “주변에 완벽주의자들을 보면 본인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래야한다고 강요하거나 주장하곤 한다. 그렇다면 완벽주의자들이 만든 정원은 어떨까? 동서남북을 정하고 나무를 가지런히 심으면서 신중을 기해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애쓸 것이다. 하지만 그 완벽한 정원 옆에는 쓰레기 더미가 밀려와 있고 조만간 계절도 바뀔 텐데 이 완벽주의자는 쓰레기를 치울 생각도 못하고 저 멀리 변화도 알아보지 못한 채 자를 들이대며 치수를 재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한 분야에서 완벽할지 몰라도 그 것뿐이지 나머지는 더 엉망진창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장면에 등장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사실 이 작품은 제작한지 햇수로 4년이 된 작품이다. 아무리 작가라고 하지만 작품 제목만 듣고서 4년 전에 작업한 화면 속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생하게 그려내기란 쉽지 않다. 이 점에 대해 3~4년 동안 작품을 7~8점밖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의 설명을 들어보자.

  “작품으로 다룰 주인공을 정하고 나면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들을 찾아 나서고 화면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좋을지 한참 고민 하게 된다. 어떤 이는 매번 등장하는 ‘나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모두 주인공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는 나무들이다.” 

  풍경이나 동물에 빗댄, 계속되는 그녀의 설명이다. “이처럼 등장하는 것들은 모두 주인공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것들인데 가령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사슴은 자신이 고고하다고 생각하는 완벽주의자의 생각을, 너구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 완벽주의자를 생각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하필 너구리로 정한 이유는 너구리가 토실토실하고 눈두덩이 까매서 귀엽고 착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못됐다. 힘들게 만든 것을 부수기나 하고 말썽을 많이 부리는데 내가 본 완벽주의자의 모습도 실상은 이랬다. 이렇게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들을 찾다보면 한 작품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오래된 작품들도 무슨 생각을 하며 작업했는지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결국 사람들은 같은 의미라도 언어로 충고하는 것보다 동물이나 이미지에 비유할 때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원성원 작가는 최근 ‘직업’을 풍경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직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의사, 연구자, 언론인, IT종사자, 금융인,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왜 그 직업을 택했을까 생각하며 관찰하면서 풍경으로 대체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신작들은 오는 5월11월부터 6월말까지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만나 볼 수 있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7. 4. 12.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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