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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5) 홍지윤의 ‘사랑가’

2017-02-27 l 조회 1309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5) 홍지윤의 ‘사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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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가, 2013, C-print Mounted on Plexiglas, Ø : 40cm 
 

  겨우내 메말랐던 나무 가지에 하나 둘 순이 올라오며 본격적인 봄을 알리기 시작했다. 봄을 맞아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과 새, 그리고 시조가 함께 있는 홍지윤 작가의 ‘사랑가’를 소개한다. 

  이 작품은 홍지윤 작가의 ‘애창곡 시리즈’ 중 하나로 화려한 꽃과 날개가 여럿인 새, 그리고 춘향가에 등장하는 사랑가의 한 소절이 화면 가득 담긴 작업으로 지난 2013년 한글의 날을 기념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한글꽃 한글꿈》(Hangeul Project – Let’s play Hangeul: The 567th. Korean Character Hangeul Proclamation Day)(2013년 10월7일~10월13일)에 출품됐던 것이다. 

  이 작업은 동양의 정서로 자작시를 짓는 것에서 시작됐다. 원래 시는 단순히 ‘시’를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것에 가락을 붙여 노래로도 즐기고 그림을 함께 그려 시서화로도 즐겼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시서화는 문학, 노래, 그림으로 나뉘게 됐다. 작가는 애창곡 시리즈에서 좋아하는 가사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이것을 비디오를 담아내는 등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과 편집을 통해 공감각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홍 작가는 이러한 작업에 대해 ‘아시안 퓨전’이라고 소개한다.

  사실 동양화라고 하면 화선지 위에 일필휘지(一筆揮之)로 그려 내려간 사군자나 첩첩산중 어딘가 있을지 모를 이상향을 담아내는 산수화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홍지윤 작가는 이러한 편견을 완전히 뒤집는 작업으로 매번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화폭 안에 담겨 있어야할 꽃들이 실제 풀 숲 안에 들어가 있다든지, 전시장에서는 라이트 박스로 설치되거나 거리에서 펼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홍 작가는 “항상 전통과 현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었다. 시공간적인 의미에서 현대라기보다는 현대미술의 담론과 작가의 태도를 동양화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10여 년 전에 작업을 시작할 때는 새로운 동양화, 현대적인 요소와 지금의 다중매체 혹은 인문적인 사고를 섞는 것에 집중했는데 지금은 동양화라기보다는 동양적인 사고나 정서, 동양적인 요소나 미감을 표현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작품 철학을 담아 지난 2015년에는「홍지윤의 아시안 퓨전」(Asian Fusion by Hongjiyoou) 이란 제목의 작품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홍 작가의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형광 빛이 도는 색동 꽃과 색동 날개를 가진 새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오방색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다보니 형광색이 도는 색동으로 표현된 것이라며 색동은 고난 뒤에 찾아오는 축제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꽃과 새는 하나의 존재이면서도 여러 장의 꽃잎이 모여 하나의 꽃이 되고 수많은 깃털이 모여 한 마리 새를 이루는 점에서 한마디로 그 존재를 규명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 등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그 사이의 간극과 겹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여성성의 우월함이나 독특함을 표현하고자 한 점도 작용했다. 선비들이 그린 산수화가 아닌 아녀자들의 그림이었던 화조도를 통해 제도권 안의 남성들이 그리지 못한 화려함의 극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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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원조각비엔날레에 출품한 ‘Kiss the Rain Drops’, 2016, Stainless steel, urethane Painting,
5.3 x 3.6 x 3.6m
 

  작품의 주요 소재인 꽃과 새를 패턴화하면서 다양한 디자인 작업도 가능해졌다.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동양화를 보니 동양화로도 현재의 목소리를 다룰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작가는 순수미술에 그치지 않고 설치, 사진, 그래픽, 영상 등 다중 매체와 융합하여 디자인, 인테리어, 패션 등으로 확장해 나갔다. 최근에는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진행했다. 

  “처음에는 내 작업들이 엄숙한 동양화단에 이슈가 되기도 했다”며 “사실 동양화 분야에서는 한참 젊은 후배 작가들의 작품도 무척 엄숙하다. 많은 분들이 내 작업을 보면서 아주 젊은 작가일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좋고 또 이제는 동양화가 아닌 동시대 미술이라고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고맙게 생각한다. 동양적인 사유와 미감을 통해 다원적인 동시대 미술을 다루고자 하는 것이 내 작업의 화두이자 가장 큰 틀”이라고 말했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7. 3. 15.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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