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rtist Project with Korean Art Museum
로그인  |  회원등록  |  English    Contact us

Webzine

Home > KAP 소개 > Webzine > SPECIAL FEATURE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4) 권인경의 “의도하지 않은 상실”

2017-02-01 l 조회 1347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4)

권인경의 “의도하지 않은 상실”


nc1.jpg
의도하지 않은 상실, 2015, 한지에 고서 콜라주, 수묵, 아크릴, 61 x 92.5cm


  권인경 작가의 “의도하지 않은 상실”은 현재의 대한민국과 묘하게 닮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것들은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으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나름의 균형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며 풀 한포기 나지 않을 것 같은 바위 위의 푸르른 나무들에서 이 위태로운 세계가 언젠가는 윤택해지리라는 희망도 엿보인다. 이번 뉴스레터 표지 작품은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권인경 작가의 “의도하지 않은 상실”로 선택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의도하지 않은 상실”은 지난 2015년 갤러리 아트 비엔에서 열린 개인전《상상된 기억들》에 출품된 작품이다. 작가는 방이나 집, 혹은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는 심리상태에 대한 작업을 한다.

  작가는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트라우마를 겪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에 시달릴 때가 있다. 사람들은 상실감, 박탈감이 느껴질 때 대상 물체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안식을 취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그 의도치 않게 삶에 파고드는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해 공간이나 대상을 설정하고 기억을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치유를 얻는 과정을 보면서 작업으로 담아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권인경 작가가 이 같은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상처를 받고 실어증에 걸린 동생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동생은 본인만의 공간인 방에 들어가서 어떠한 사물에 강박적으로 자신을 대입하거나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만든 세상을 생각하곤 했다. 그 모습에서 공간, 장소, 인간 사이의 교감과 그 관계에서 일어나는 심리 상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아마 동생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려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며 작업 배경을 밝혔다.

  작가는 초창기에 건물 내부보다는 건물의 외관을 그리면서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관망하는 형태를 취했다면 최근에는 점차 공간 내부를 파고들면서 그 안의 것들이 궁금해지고 그 안의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안에서는 사람의 체취가 느껴지는 사물이나 어디서 봄직한 익숙한 장소, 사람냄새 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상실” 에 담긴 세상은 절벽 위에 모든 것이 위태하게 세워져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결국 그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점차 견고해지게 된다. 

  최근에는 4m 규모의 대형 작품의 완성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 작품은 새로 개통되는 정릉역에 설치될 예정인데 프랑스 철학가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개념에서 따왔다고 한다. “유토피아가 현실에 있지 않은 이상향을 이야기한다면 헤테로토피아는 현실 안에 있는 유토피아라고 보면 된다. 작품이 설치될 정릉 지역의 공간과 어딘가에 있을 법한 다양한 삶이 혼재된 작업”이라는 게 작가의 말이다.

  한편 권인경 작가는 오는 3월1일까지 광주(光州)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2인전《더룸(The room); 사색의 공유》展에 참여한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7. 2. 15 ⓒKorean Artist Project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목록

미투데이 다음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