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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3) 송창애의 ‘워터스케이프_물꽃 1657’

2017-01-02 l 조회 522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3) 송창애의 ‘워터스케이프_물꽃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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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케이프_물꽃 1657, 2016, 장지에 청분, 물드로잉, 60 x 170cm
 

  붓이 아닌 물 분사기를 들고 작업하는 송창애 작가. 짙은 물감을 지워낸 자리에는 오묘하고 신비한 형상이 드러난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작업하는 송창애 작가의 “워터스케이프_물꽃 1657”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송창애 작가가 지난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워터스케이프” 연작 중 한 작품이다. ‘워터스케이프’란 단어 그대로 ‘물 풍경’이란 뜻으로 ‘물’로 그렸고 또 ‘물’을 그렸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물감이 아닌 ‘물로 그렸다’는 점이 무척 독특한데 이것은 작가가 형식과 내용을 합일하고자 많은 연구 끝에 개발한 표현 기법으로 흐르는 물을 분사(噴射)해 바탕에 칠해진 색을 닦아내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이런 방식으로 그린 그림은 마치 세필로 정교하게 형상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오묘한 빛이 나는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송창애 작가는 “동양에서 이야기하는 ‘비움’을 구현하고 싶었다. 보이는 것 그 너머에 있는 일종의 기운 같은 것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단순하게 지우개를 사용하다가 그 이후에는 공기를 이용해 그림을 지웠다. 그런데 공기 압축기에 물이 고이고 이 물이 그림에 흐르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아예 물을 뿌려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물 그림’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물로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작가는 꼬박 6개월 동안 물과 씨름한 후에야 지금의 방식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물로 작업을 하려면 물감이 마르기 전에 신속하게 끝내야 하기 때문에 물과 작가 자신이 완벽하게 일체가 된 상태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작업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작가는 작품을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려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표현하기보다는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방식을 설명하면서 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작가는 “현대 사회는 세상과 자아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인간이 소외되고 불행해지게 된다. 나 역시 현실에서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동시에 현대사회에 결핍되어있는 생명의 존엄성이나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됐다.”라며 “그림을 그리면서 자아를 찾아가고 거시적으로 세계는 무엇이고 어디서부터 왔는가를 찾아가야 하는 근원적인 문제들에서 자연스럽게 자연물 가운데 가장 순수한 ‘물’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작가는 단순히 ‘물’을 주제로 하는 것 뿐 아니라 내용과 형식을 합치(合致)하는 ‘워터스케이프’를 고안한 것이다. 작가는 ‘워터스케이프’야말로 평생의 화두(話頭)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답을 찾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재확인해야하고 계속해서 정화시켜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최근 진행 중인 “천개의 눈물 & 천개의 일상” 프로젝트를 통해 이 같은 마음이 더욱 견고해졌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작가는 이 커다란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천개의 물방울을 제작했다. 작가는 천개의 물방울을 제작하면서 이것이 작가의 숨방울이라고 생각했다. 다음해  SNS를 통해 4월16일 당일에 촬영한 일상의 사진을 모집한 뒤 이날의 사진과 작품을 결합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작업에 대한 작가의 단상(斷想)을 들어 보자. 
“이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 ‘내가 미쳤거나 무식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말을 되뇌었다. 한 가지 일을 천 번씩이나 반복한다는 것이 나 스스로도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천개의 씨앗을 뿌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씨앗들이 어떻게 자라날지 알 수 없지만 토양만큼은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예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또 삶과 죽음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이 작업을 통해 죽음이라는 어두움에서 빛을 찾고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일시적이지만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한다면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의 ‘천개의 눈물 & 천개의 일상’ 프로젝트는 유투브(https://youtu.be/aHJTXoxqoMc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정연 기자 funny-movie@hanmail.net
2017. 1. 11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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