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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수의 ‘Times Square’

2016-12-19 l 조회 1470

뉴스레터 표지작품 감상하기 (12)

함명수의 ‘Times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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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 Square, 2013, Oil on Canvas, 220 x 274.5cm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어수선한 시국 탓에 시내 어디서도 예년 같은 연말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올 한해 우리 모두 고생했음을 위로하고 더 나은 새해를 기대해보자는 마음에서 함명수 작가의《Times Square》를 Korean Artist Project 뉴스레터 12월호 표지작품으로 선택했다.

  이 작품은 함명수 작가가 지난 2012년 12월31일 자정 무렵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본 인상을 담은 작품이다. 함명수 작가는 “당시 도시 작업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도시풍경의 절정을 다뤄보고 싶어서 성탄절 무렵에는 라스베이거스를 갔고 12월31일에는 타임스퀘어를 갔었다. 그때 ‘강남스타일’로 유명해진 싸이가 공연을 했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직접 무대를 못보고 아이패드로 실황을 봐야했을 정도”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함명수 작가는 지난 2006년부터 이어온 도시 연작을《Times Square》작업으로 완성했다. 함 작가는 단순히 외형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는 도시야말로 인간의 욕망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도시의 주간 풍경을 그렸다. 그러다가 점차 야경으로 옮겨갔고 한참 도시야경에 매진하다보니 건물의 네온사인이 보였다. 신주쿠나 라스베이거스, 타임스퀘어에서 본 화려함은 마치 내면의 욕망이 분출되는 욕망의 용광로와 같았다. 도시의 정점을 봤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그 후로는 도시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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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수 작가의 작업실 안에 보관 중인 제목 미정의 최근 작품, 2016, 캔버스 위에 유채, 193.9 x 259.1cm
 
 
 
  도시 그리기를 마친 그는 최근 관심사를 자연으로 옮겨왔다. “《Times Square》작업 이후 도시와 정반대되는 사막이나 해골, 황폐하고 공허한 것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해골 작업을 하면서 점점 삶과 죽음을 들여다보게 됐고 자연스럽게 피고 지고, 먹고 먹히고, 태어나고 죽는 자연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주제는 앞으로 한참동안 풀어나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주제만 바뀐 것이 아니다. 화풍도 바뀌었다. 때론 짐승의 털 같기도 하고 때론 면발 같기도 했던 그의 독특한 화풍은 회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재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품고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그린 거꾸로 그린 그림을 다시 거꾸로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멀리서보면 인물의 초상이지만 들여다보면 붓질이나 중력의 방향이 모두 반대로 되어있는 작업을 통해 보는 것과 보여 지는 행위, 인식의 불일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업이었다. 작가는 그 작업을 확대해가면서 붓질과 붓질 사이를 확대하고 묘사하며 공간감을 이끌어냈다. 한참 붓질에 매진하다 털 같은 질감이나 면발, 비처럼 내리는 다양한 질감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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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최근 작품의 부분 사진. 질감이 아닌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한 시도가 드러난다.
 
 
 
 《Times Square》에서는 마치 면발처럼 붓질을 통해 건물이 꿈틀거리고 움직이는 듯 표현해내며 욕망의 절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한 질감의 변화를 거듭한 끝에 최근작에서는 질감이 아닌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한 장면만을 포착해서는 움직이는 새나 나비, 피고 지는 꽃을 표현할 수 없었다. 붓질의 움직임을 통해서 이 같은 잔상까지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가까운 시일 내에 함 작가의 신작을 볼 기회는 없다. 작가는 새로운 주제와 필법으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준비한 뒤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2016. 12. 27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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