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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눈, VR 전시 감상 팁 (4) 김현민 시안미술관 큐레이터

2016-04-21 l 조회 2101

큐레이터의 눈, VR 전시 감상 팁
 
(4) 김현민 시안미술관 큐레이터
 
김호득 개인전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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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문득 - 공간을 느끼다’ VR전시 캡처 화면
 
 
 
  김호득 개인전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이하 흔들림 展)는 지난 2009년에 독립 큐레이터 박소영 씨가 시안미술관 특별전으로 기획한 전시다. 암 투병 끝에 개최한 이 전시에서 김호득 작가는 그동안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이번 VR전시는 김 작가가 자신의 예술 인생에 있어 기념비적 전시라며 당시의 시안미술관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VR 전시로 꾸며주길 요청하면서 기획하게 된 전시다.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 전시로 옮기는 것은 김현민 시안미술관 큐레이터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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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득 작가의 VR전시에 삽입된 영상 캡처 화면
 
 
  김현민 시안미술관 큐레이터는 2009년 전시 당시에도 시안미술관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어서 이번 전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호득 작가의 흔들림 전시는 시안미술관에서도 뜻 깊은 전시로 기억되고 있다. 기존의 김호득 작가의 작품을 보러 온 관람객들 혹은 한국화 작품을 감상하길 바랐던 관람객들이 이 파격적인 작품들에 당황하거나 심지어 환불 소동을 벌이기도 한 전시”라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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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득 작가의 시안미술관 특별전 당시 ‘번짐’ 테스트 장면
 
 
  시안미술관과 김호득 작가와의 인연은 지난 2004년 시안미술관 개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막 문을 연 미술관은 지역 출신, 혹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작가들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어나갔다. 영남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김호득 작가도 그 중 하나로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개인전 개최로 이어지게 됐다. 전시 기획단계에서 김호득 작가가 암 투병을 하게 돼 전시가 취소되는 듯 했으나 도리어 작가는 더욱 작업에 박차를 가해 신작을 선보이게 됐다. 그렇게 열린 전시가 바로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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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당시 거듭된 누수로 재시공을 위한 해체작업 중인 시안미술관 직원들
 
 
  신작들을 본 미술관 측도 당황했다. 기존의 김호득 작가는 전통을 파기하고 파격적인 필묵기법을 선보여 온 작가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화의 지필묵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측량할 수 없는 근원적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굵고 힘찬 기둥을 그린다거나, 기둥 두 개를 세워서 ‘人’같은 형상을 그리는 등 전통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작가는 종이 위에 붓질이 아닌 공간을 이용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기존의 김호득 작품을 기대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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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리터의 물을 담기 위한 수조 제작 장면
 
 
  작품을 설치하는데도 애를 먹었다. 작가는 완벽하게 빛이 차단된 공간을 원했고 바닥에 1만 리터에 달하는 물을 채워야했다. 작가조차도 진행해 본 적이 없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작품 설치를 위해 꼬박 한달 동안 전시장을 닫아야했다.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이 구현될지  의문이었는지, 작품 디스플레이를 마치고 직접 돼지머리를 사와서 고사(告祀)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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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채우기를 위한 방수포 시공 모습
 
 
  실무자 입장에서 굉장히 힘든 전시였는데 이것을 다시 VR 전시로 옮겨야 된다고 하니 처음에는 매우 막막했다. 왜냐하면 이 전시의 메인 작품인 <흔들림, 문득- 공간을 느끼다>는 공간 설치작품이고 바닥에 채운 물의 미세한 흔들림과 은은하게 퍼지는 묵향, 관람객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가냘프게 떨리는 화선지, 이 모든 것을 느껴야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최근 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더라도 이 미세한 떨림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는데 작가가 다른 작품들이야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으니 이 전시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니 굉장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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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득 작가가 직접 연출한 퍼포먼스 모습
 
 
  그래서 이번 VR전시에서는 영상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9분 정도 되는 영상에서는 <흔들림, 문득- 공간을 느끼다>를 다각도에서 촬영한 장면이 담겨있다. 먹이 스며든 화선지가 떨어지면서 바닥에 울리는 파장까지 실제 전시장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특히 7분 정도가 지나면 디스플레이 과정과 오프닝 때 작가의 퍼포먼스 장면이 상영된다. 이 퍼포먼스는 작가가 물이 담긴 수조 속에 들어가 먹으로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단어나 형태를 반복적으로 쓰거나 물위를 걸으면서 파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퍼포먼스가 끝날 쯤이 되면 맑았던 물은 어느새 묵향 가득한 먹물로 변해 있다. 오프닝 퍼포먼스는 전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이기도 하다.

Korean Artist Project 팀
사진=시안미술관 제공 
2016. 4. 29 ⓒKorean Artis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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