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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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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천경우, 성곡미술관

출생

1969, 서울

장르

사진, 퍼포먼스

홈페이지

www.kyungwooch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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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나와 너_이슬 기획
참여작가
천경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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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우 작가는 사진매체가 결합된 형태의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인간적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된 교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작품 제작과정 그 자체의 ‘메세지’를 기록하기 위하여 사진매체를 사용하는데, 셔터를 열어둔 채로 카메라를 설치하고 대상과 대화를 나누는 전 과정의 경험들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작가와 대상이 함께 채워 나가는 협업으로서, 이때 생성된 교감들은 참여자, 작가, 그리고 이후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을 포함한 모두의 내면의 소리를 구하는 과정으로 귀결 된다.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현대인들의 대화가 줄어든 만큼 작가는 낯선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오로지 자신의 몸을 통해서만 대화할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경우 작가 작업의 핵심이다. 본 전시는 2015년 인도 파나지의 수나파란타 고아 아트센터에서 펼쳐진 'Ordinary Unknown' 퍼포먼스를 기록한 것으로, 일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르는 사람과의 낯선 관계와 그 교감을 보여준다. 이 퍼포먼스는 약 20여분 간의 고요한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다. 잘 차려진 고아지방의 전통음식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먹여주는 행위로 구성된다.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자신이 좋아하는 순서대로 상대방에게 먹여주고, 상대방은 받아먹는 것이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30명의 참가자들은 일면식도 없는 완전한 타인들이다. 나 스스로 먹는 것이 아니라, ‘먹여주고’, ‘받아먹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퍼포먼스 참가자들 개개인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20분 동안의 이 어색한 행위가 어떤 이들에게는 견딜 수 없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회상하기를, 다른 퍼포먼스와 달리 30 명의 참가자들 대부분이 퍼포먼스를 마친 뒤에도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친지처럼 큰 잔치에 참석하여 밀린 이야기를 나누듯이 오랜 시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통해 타인과 교감하는 행위는 분명 낯설지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구르샤(Gursha)라고 하는 전통을 생각해본다. 구르샤는 함께 둘러앉아 다른 사람에게 직접 손으로 음식을 먹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친밀함과 애정의 표현에서 비롯된 행위이기 때문에 그 음식을 받아먹는 행위 역시 상대방의 호의에 응답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듯, 할머니가 손자에게 반찬 하나 더 올려주듯 이것은 분명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맺기, 그 관계 맺기에서 오는 교감 자체인 것이다. 2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금 스쳐 지나갈 인연조차 확신할 수 없는 너와 나이지만, 음식을 먹여주고 받아먹는 가장 근원적인 둘 만의 관계의 순간은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특별한 너와 나의 순간으로 천경우의 'Ordinary Unknown' 퍼포먼스 속에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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